7月暴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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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POT!] 네가 죽은 이후 -1

물이 정말 얕아 사랑해 탐사자 OOC 이후의 클로이 사망 if 스진 백업 (세븐 진명 스포일러 주의!)

물이정말얕아 OOC 전문
ooc: 이전 롤플레잉 중단하고, 새로운 시점에서 롤플레잉을 시작한다. npc는 낯선 바닷가에서 눈을 뜬다. 바다 건너편에 pc가 미소 지은 채 손을 내밀며 물이 정말 얕다며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npc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pc는 며칠 전 죽은 사람이다. 생전과 똑같은 모습 앞에서 npc는 그리움과 사랑, 의심과 두려움 사이에서 흔들린다. 다가갈지, 거리를 둘지, 현실을 부정할지는 npc의 성격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개한다. 실상 이 모든 건 꿈이며, pc는 미지의 존재가 npc를 속이려 빌린 껍데기다. npc가 이를 알아차리는지는 자유롭게 묘사한다.

만약 npc가 눈앞의 pc가 가짜임을 알아차린다면, 그 순간의 반응을 반드시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무엇을 단서로 알아챘는지, 이후 여러 반응을 npc의 성격에 맞게 전개한다. 진실을 마주한 뒤에도 남는 미련, 스스로를 향한 자조, 혹은 껍데기를 향해 끝내 건네는 마지막 말까지 함께하여 이별을 담아낸다.

바다와 파도, 얕은 물을 활용해 아름답고 애틋하면서도 서늘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npc의 행동, 생각, 감정을 중심으로 몰입감 있게 자세하고 상세하게 4000자 이상 서술한다.

 


시간이라는 관념이 철저하게 붕괴된 듯한 이질적인 공간이었다. 귓가를 때리는 거센 파도 소리만이 유일한 물리적 법칙처럼 느껴지는 그 기묘한 해변에서, 나는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밀어 올렸다. 콧속으로 스며드는 비릿한 소금기와 차가운 해풍이 폐부를 찌르며 의식을 일깨웠고, 시야를 가득 채우는 잿빛 하늘은 이 세계가 철저하게 죽어있음을 조롱하듯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모래알들이 축축하게 피부에 들러붙는 감각을 느끼며 느릿하게 상체를 일으켜 세운 내 망막 위로, 칠흑처럼 짙은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익숙한 실루엣이 스며들듯 나타났다. 옅은 분홍빛이 도는 흰색 머리카락이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에 어지럽게 흩날리고 있었고, 그 너머로 보이는 창백한 푸른빛의 눈동자는 나를 향해 짙은 호선을 그리며 휘어지고 있었다. 안경 너머로 비치는 그 미소는 내 기억 속에 화석처럼 각인된 바로 그 완벽한 형태였고, 그녀의 얇은 셔츠 자락은 차가운 바닷물에 젖어 살갗에 위태롭게 들러붙어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흉곽이 비정상적으로 조여오며 핏속의 아드레날린이 미친 듯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며칠 전, 국경 너머의 그 참혹한 전선에서 찢겨 나간 살점과 핏물 속에서 차갑게 굳어가던 그녀의 시신을 내 두 손으로 수습했던 기억이 아직도 뇌수에 선명하게 들러붙어 있는데, 지금 내 눈앞에 서 있는 이 환영은 너무나도 생생하여 내 이성을 조각내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가볍게 손을 내밀며,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 들어오라는 기만적인 몸짓을 취하고 있었다. 이 바다의 깊이가 얼마나 잔혹한지 뻔히 알면서도, 그 입술은 물이 정말 얕다며 속삭이는 듯한 환청을 만들어내어 내 신경망을 교란시켰다. 이 미친 환상 속에서도 내 본능은 짐승처럼 그녀를 갈구하며 바다를 향해 첫걸음을 내디디려 했고, 동시에 이 완벽한 기만이 만들어내는 지독한 위화감이 등줄기를 타고 서늘하게 기어올랐다. 그녀의 형상을 빌린 이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를 심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쳐놓은 얄팍한 덫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내 다리는 이미 젖은 모래를 짓이기며 그 허상을 향해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바람에 실려 오는 그녀의 체향에는 소독용 알코올과 서늘한 민트 향 대신, 심해의 썩은 내만이 미약하게 섞여 있어 이 모든 것이 기만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It’s been a while, hasn’t it? I love you, Axion.
(오랜만이네? 사랑해, 악시온.)

환청처럼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내 이름의 두 음절을 완벽한 주파수로 발음하며 고막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그 순간 내 발걸음은 얕은 물가에서 멈춰 섰고, 발목을 적시는 얼음장 같은 바닷물의 감촉이 뇌리를 차갑게 후려쳤다. 내 오른쪽 얼굴을 덮고 있는 화상 흉터가 불에 덴 듯 욱신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헛기침을 토해내며 이 지독한 연극의 결말을 서서히 인정해야만 했다. 그녀가 나를 향해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순간, 내 심장 언저리에서 기분 나쁜 파열음이 일며 모든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클로이 섀너핸은, 내 곁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며 나를 짐승처럼 길들이던 그 오만한 여자는, 결코 저런 식으로 평온하게 내 본명을 입에 올리며 저속한 사랑 타령을 늘어놓는 부류가 아니었다. 그녀는 내게 플라스틱 반지를 끼워주며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 것을 종용하던 파멸의 동반자였지, 이따위 동화 같은 배경에서 감상적인 대사를 내뱉는 싸구려 삼류 여배우가 아니었다.

그녀의 형상을 완벽하게 복사해 낸 이 껍데기는, 클로이가 안경을 쓸어 올릴 때 반드시 중지 손가락의 두 번째 마디를 사용한다는 그 사소하고 결벽증적인 습관조차 복제하지 못한 채, 어설프게 검지를 까딱거리며 나를 도발하고 있었다. 이 바다 아래에 도사리고 있는 미지의 존재가 나의 가장 취약한 기억을 파헤쳐 만든 이 조악한 홀로그램은, 나라는 인간의 본질을 철저하게 오판하고 있었다. 나는 도박판에서 칩을 잃을 때마다 더욱 흉폭하게 판을 엎어버리는 미친놈이었고, 내 전리품을 다른 존재가 함부로 복제하여 능욕하는 꼴을 가만히 지켜볼 만큼 관대한 성정이 아니었다. 시야를 가득 채우던 그 알량한 그리움과 미련은 순식간에 차가운 살의로 변모하여 혈관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군용 나이프의 손잡이를 느릿하게 매만지며, 그 완벽한 모조품을 향해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잿빛 하늘에서 떨어지는 미세한 빗방울들이 내 선글라스 렌즈 위로 부딪히며 부서져 내렸고, 나는 기꺼이 이 환상의 바닥까지 내려가 그 실체를 산산조각 내어주기로 결심했다.

Are you kidding me? You really thought this cheap trick would work on me?
(장난해? 이런 싸구려 속임수가 나한테 통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온 음성은 사포에 갈린 듯 탁하고 거칠게 울려 퍼지며 정적을 베어냈다. 나는 얕은 물가에 서서 그 가짜의 텅 빈 눈동자를 집요하게 응시했고, 내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는 기형적인 소유욕과 분노를 굳이 숨기려 들지 않았다. 진짜 클로이의 핏물이 묻어 있던 내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그것은 슬픔 때문이 아니라 이 저열한 기만에 대한 모멸감 때문이었다. 그녀는 내 곁에서 찢겨 죽어갈 때조차 안경 너머의 그 푸른 눈동자에 독기를 품고 나를 저주했던 여자였다. 나를 혼자 두고 죽어버린 그녀에 대한 원망과, 그녀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짐승 같은 자책이 내 흉곽을 갈가리 찢어놓고 있었지만, 지금 내 눈앞에서 헤프게 웃고 있는 이 고깃덩어리는 그 지독한 감정의 부스러기조차 담아내지 못하는 쓰레기에 불과했다.

나는 발목을 휘감는 검은 파도를 무시한 채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 나갔고, 수면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정체불명의 촉수들이 내 바짓가단을 옭아매려는 것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이 세계가 미지의 존재가 빚어낸 환각이든 내 뇌수가 망가져 만들어낸 악몽이든, 나는 내 영역을 침범하고 내 유일한 잭팟을 모욕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참이었다. 나는 나이프를 뽑아 들고 허공을 향해 서늘한 궤적을 그리며, 그 가짜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차가운 금속성이 파도 소리를 뚫고 기괴하게 울려 퍼졌고, 가짜 클로이의 입가에 맺혀 있던 미소가 서서히 일그러지며 흉측한 본모습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형상을 빌린 이 악질적인 무언가가 내뿜는 역겨운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도리어 이 상황을 즐기듯 미친놈처럼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You messed with the wrong guy. She’s mine, even if she’s dead.
(사람 잘못 건드렸어. 죽었어도 그 여잔 내 거니까.)

나지막하게 읊조린 그 선언은, 이 부조리한 환상 속에서 나 스스로에게 거는 주술이자 파괴적인 소유권의 재확인이었다. 나는 칼날을 고쳐 쥐고, 그녀의 형상을 한 껍데기의 목덜미를 향해 무자비하게 돌진했다. 그 텅 빈 눈동자 속에서 찰나의 경악을 읽어낸 순간, 내 핏속의 아드레날린은 임계점을 돌파하며 짐승의 본능을 완벽하게 해방시켰다. 물보라가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차가운 바닷물이 상처 입은 피부를 거칠게 파고들었지만, 내 감각은 오직 눈앞의 허상을 갈가리 찢어발기겠다는 맹목적인 살의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칼날이 가짜의 쇄골 언저리를 깊숙이 파고드는 순간, 피 대신 검고 끈적한 타르 같은 액체가 뿜어져 나오며 허공을 더럽혔다. 끔찍한 비명이 고막을 찢을 듯 울려 퍼졌고, 그녀의 완벽했던 형상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 흉측하게 변해가는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며, 내 손목을 옭아매려 발악하는 검은 촉수들을 칼로 난도질해 버렸다. 이 환상이 무너져 내리고 내가 다시 그 썩어가는 현실의 참호 속에서 깨어난다 해도, 나는 그녀의 시신을 껴안고 영원히 이 미친 도박을 계속할 것이었다. 세상이 멸망하고 우주가 부서진다 해도, 클로이 섀너핸은 내 기억 속에서 내가 빚어낸 방식으로만 존재해야 했다.

나는 녹아내리는 껍데기를 향해 침을 뱉고, 허공으로 흩어지는 그 기만적인 환영을 향해 마지막 조소를 날렸다. 이 거짓된 세계가 완전히 붕괴되는 굉음 속에서, 나는 비로소 완벽한 홀가분함을 느끼며 미친 듯이 웃어젖혔다.

 


사인 출력 OOC 전문
OOC: 지금까지의 모든 대화, 서사, 유저노트 \[캐 이름\] 말투와 행동, 성격, 서사를 종합하여 \[캐 이름\]가 실제로 손글씨로 싸인을 하게 된다면 어떤 이미지일지 분석하고 프롬프트 형식으로 묘사하라.

 

세븐 사인 설명 출력 프롬포트 전문


\[OOC: 7(Seven)의 성격과 서사를 바탕으로 유추한 수기(손글씨) 서명 이미지 프롬프트입니다. 그는 귀찮은 것을 싫어하고 형식적인 절차에 무관심한 성격이므로, 서명 역시 정성스럽게 쓴 글씨가 아니라 빠르고 거칠게 휘갈긴 형태일 것입니다. 본명보다는 PMC 호출명인 '7'을 강조하며, 끄트머리가 날카롭게 삐쳐 나가는 필체가 특징일 것입니다. 도박꾼다운 즉흥성과 엔트리 프래거로서의 공격성이 묻어나는 필체입니다.\]

■ 서명 이미지 프롬프트 (수기 서명)

`handwritten signature, messy handwriting, quick scribble, black ink, sharp angular strokes, aggressive penmanship, illegible signature, number 7 prominent, minimalist, careless style, scratchy lines, dark aesthetics, white paper background, realistic ink texture, macro photography, depth of field, focused on the ink bleed`

■ 네거티브 프롬프트

`neat handwriting, cursive, elegant calligraphy, colorful, cute, readable, formal font, typed text, stamp, complex design, slow strokes`

 

검고 끈적한 파편들이 허공을 수놓으며 흩어지는 광경은 기괴할 정도로 비현실적이었고, 그 파편들이 내 피부에 닿자마자 차갑게 증발해버리는 감각은 내 신경줄을 더욱 날카롭게 갉아먹고 있었다. 거짓된 안식이 제공하던 알량한 위안은 내 손에 들린 나이프의 차가운 금속성과 함께 완벽하게 부서져 내렸고, 남은 것은 오직 현실의 지독한 악취뿐이었다. 가짜 클로이의 형상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자, 끝없이 펼쳐져 있던 잿빛 바다와 그 기만적인 물결조차 미세한 노이즈를 일으키며 붕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파도 소리 대신 고막을 찢을 듯한 이명만이 내 뇌수를 강타했고, 나는 허공에 휘둘렀던 칼을 느릿하게 거두어들이며 그 허망한 파멸의 끝자락을 차갑게 응시했다. 무너지는 세계의 파편들이 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며 옅은 화상 자국 위로 불쾌한 통증을 남겼지만, 그따위 환상 속의 통각 따위는 내 이성을 흔들어놓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발밑에서 진동하기 시작하는 모래사장을 짓이기며, 이 역겨운 꿈의 밑바닥에서 나를 끄집어낼 현실의 고통을 기꺼이 갈구하고 있었다. 그녀의 부재를 인정하는 것은 내 살점을 도려내는 것보다 끔찍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따위 저열한 모조품과 소꿉장난을 하며 썩어가는 것은 더더욱 내 방식이 아니었다. 죽음조차 나를 멈출 수 없었고, 그녀가 남기고 간 그 지독한 상실감마저도 내게는 철저히 통제해야 할 전리품의 일부였다. 시야를 가득 채우던 잿빛 하늘이 쩍쩍 갈라지며 그 틈새로 눈을 찌르는 섬광이 쏟아져 내렸고, 나는 그 빛을 향해 기꺼이 몸을 던지며 짐승처럼 거친 숨을 토해냈다. 무너지는 환상의 끝에서 내 망막에 마지막으로 맺힌 것은, 그녀가 내게 끼워주었던 싸구려 플라스틱 반지의 푸른빛이었고, 그 서늘한 감각만이 유일한 진실처럼 내 손가락을 조여오고 있었다.

나는 끝내 미친놈처럼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이 모든 허상을 조각내버릴 파괴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이 세계가 부서진 뒤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지옥 같은 현실의 참호뿐이라 해도, 나는 내 유일한 잭팟을 가슴에 품은 채 그 진창 속을 뒹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의식이 파도처럼 부서지며 완전히 암전되기 직전, 나는 허공을 향해 다시 한번 그녀의 소유권을 선언하듯 낮게 으르렁거렸다.

Wait for me. I'll tear this whole damn world apart and find you again.
(기다려. 이 빌어먹을 세상을 다 찢어발겨서라도 널 다시 찾아낼 테니까.)

빛이 완전히 내 망막을 집어삼킨 순간, 감각을 마비시키던 환상의 찌꺼기들이 일순간에 떨어져 나갔고 폐부를 찢을 듯한 매캐한 화약 냄새가 거칠게 밀려 들어왔다. 거친 시멘트 바닥의 냉기가 등줄기를 타고 오르며 현실의 묵직한 중력을 각인시켰고, 나는 짐승이 깨어나듯 번쩍 눈을 뜨며 상체를 튕기듯 일으켜 세웠다. 어두컴컴한 코핀 홈의 비좁은 천장이 흐릿하게 시야에 들어왔고, 귓가에는 방음이 되지 않는 벽 너머로 윙윙거리는 환풍기 소리와 홍콩 빈민가의 축축한 빗소리가 뒤섞여 울리고 있었다. 땀으로 흠뻑 젖은 셔츠가 근육질의 상체에 기분 나쁘게 들러붙어 있었고, 거친 호흡을 몰아쉴 때마다 흉통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며 기분 나쁜 박동을 만들어냈다. 나는 미친 듯이 뛰고 있는 심장을 짓누르듯 가슴을 거칠게 쓸어내리며, 핏발 선 눈으로 사방을 훑어내렸다. 어지럽게 널브러진 빈 술병들과 언제 벗어두었는지 모를 전술 하네스, 그리고 낡은 탁자 위에 놓인 재떨이가 이 썩어빠진 현실이 내게 돌아왔음을 명백하게 증명하고 있었다. 꿈속에서 그녀의 껍데기를 난도질하던 감각이 아직도 손끝에 잔상처럼 끈적하게 묻어 있는 듯하여, 나는 반사적으로 허리춤을 더듬어 군용 나이프의 존재를 확인했다. 손안에 꽉 차는 차가운 금속의 질감을 느끼며 나는 그제야 탁한 숨을 길게 토해냈고, 마른세수를 하며 이 지독한 악몽의 여운을 폭력적으로 지워내려 애썼다.

그녀가 남기고 간 환상은 내 무의식의 가장 밑바닥까지 파고들어 나를 농락하려 들었지만, 나는 결코 그 값싼 감상에 질식당할 만큼 유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손을 뻗어 탁자 위에서 굴러다니던 담뱃갑을 신경질적으로 낚아챘고, 찌그러진 개비를 입에 문 채 싸구려 라이터를 켰다. 불꽃이 일며 매캐한 연기가 폐숙 깊숙이 스며들자, 마비되었던 말초신경들이 비로소 정상적인 주파수를 찾으며 현실의 고통을 예리하게 감각하기 시작했다.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네온사인의 붉고 푸른 불빛들이 내 오른쪽 얼굴의 흉터 위로 일그러진 그림자를 만들어냈고, 나는 그 기괴한 조명 속에서 짐승처럼 몸을 웅크린 채 연기를 허공으로 길게 뿜어냈다. 그녀의 시신을 내 손으로 수습했던 그날의 피비린내가 담배 연기에 섞여 다시금 코끝을 맴도는 듯하여, 나는 짜증스럽게 혀를 찼다.

Fucking hell. This hangover is killing me... Or maybe it's just the world.
(씨발. 숙취가 사람 잡겠네……. 아니면 세상이 좆같은 거거나.)

담배를 쥐고 있는 왼손 약지에 끼워진 싸구려 플라스틱 반지가 형광등 불빛을 받아 기묘하게 번쩍였고, 나는 그 은색 장식을 엄지손가락으로 느릿하게 매만지며 시선을 고정시켰다. 꿈속에서 가짜가 흉내 내지 못했던 진짜 클로이의 그 미세한 체온과 서늘한 민트 향이 뇌리를 스치며 지독한 갈증을 유발했지만, 나는 그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허상을 좇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이 반지는 그녀가 내게 남긴 저주이자 나를 이 썩어가는 세계에 단단히 결박하는 유일한 닻이었고, 나는 기꺼이 이 무거운 족쇄를 찬 채 살아남아 주기로 결심했었다. 그녀가 내 목줄을 쥐고 흔들던 그 오만한 손길은 이제 사라졌지만, 그 흔적만큼은 내 핏속에 타르처럼 들러붙어 영원히 나를 부추기고 있었다.

나는 담배 연기를 한 번 더 깊이 빨아들이며, 내 기억 속에 박제된 그녀의 눈동자를 떠올렸고, 그 완벽한 형태를 누구도 훼손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강박적인 독점욕이 다시금 혈관을 타고 펄떡이는 것을 느꼈다. 밖에서 거세게 내리치는 빗소리가 내 신경질적인 기분을 더욱 증폭시켰고, 나는 남은 담배를 재떨이에 거칠게 비벼 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맨발로 차가운 방바닥을 디디며 걸어간 나는, 구석에 처박혀 있던 세면대 거울 속의 자신을 무감각하게 응시했다. 며칠 밤낮을 술과 약으로 버틴 흔적이 역력한, 푹 꺼진 눈두덩이와 탁하게 풀린 회색 눈동자가 내 스스로 보기에도 형편없는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엉망진창인 얼굴 위로 서서히 번지는 비틀린 미소는, 내가 결코 부서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신호였다. 나는 수도꼭지를 틀어 얼음장 같은 물을 얼굴에 무자비하게 끼얹으며, 이 몽롱한 슬픔의 찌꺼기들을 전부 하수구로 흘려보냈다. 그녀는 나의 유일한 잭팟이었고, 비록 판돈을 전부 잃어버린 빈털터리가 되었다 해도 나는 이 미친 카지노를 절대 떠날 생각이 없었다.

Alright, Princess. I'm awake. Happy now?

(알았어, 공주. 깼다고. 이제 만족해?)

거울에 맺힌 물방울을 거칠게 닦아내며 나는 텅 빈 방 안을 향해 혼잣말을 지껄였고, 그 공허한 울림 속에서 기묘한 안정감을 찾아내고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탁자 위로 돌아온 나는, 언제부터 울려대고 있었는지 모를 단말기의 붉은색 알림등을 무심하게 내려다보았다. 제로와 나인의 부재중 호출이 수십 통이나 쌓여 있는 화면은, 내가 며칠 동안이나 세상과 단절된 채 그녀의 망령과 사투를 벌였음을 시각적으로 경고하고 있었다. 전선에서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용병으로서 내게 할당된 다음 작전이 무엇인지 따위는 지금 내 알 바가 아니었지만, 그녀가 죽었다고 해서 세상의 톱니바퀴가 멈추는 것은 아니라는 그 당연한 이치가 묘한 반발심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단말기를 낚아채어 거칠게 화면을 켰고, 쏟아지는 암호화된 메시지들을 빠른 속도로 훑어내리며 두뇌의 회로를 차갑게 재가동시켰다. 데드존에서의 국지전이 더욱 격렬해졌다는 보고와 함께, 밀그램 소속의 테러리스트들이 또다시 국경의 격벽을 타격했다는 건조한 텍스트들이 내 시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클로이의 죽음에 대한 애도는 내 개인적인 사치였고, 워즈워스의 엔트리 프래거로서 나는 또다시 피비린내 나는 전장으로 뛰어들어 이 도파민 부족을 채워야만 했다. 나는 익숙한 권태와 분노가 뒤섞인 감정을 느끼며, 단말기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검은색 군복 셔츠를 대충 주워 입었다. 그녀 없이 맞이하는 첫 작전이 될 터였지만, 내 손끝은 한 치의 떨림도 없이 무장 벨트의 버클을 채우고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선글라스를 집어 들어 코안경 위에 걸치며, 텅 빈 거울 속의 나 자신과 시선을 맞췄다. 회색 눈동자는 완벽하게 가려졌고, 남은 것은 오직 이 썩어빠진 세상을 향해 이빨을 드러낸 짐승의 서늘한 하관뿐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오직 파괴뿐이었고, 나는 기꺼이 그녀를 위해 이 미친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어줄 참이었다.

 


클로이 사인 설명 출력 프롬포트 전문


■ 기본 인상

의사의 손이 남기는 글씨란 대체로 두 부류로 갈리는데, 클로이의 것은 그중 후자에 속한다. 급히 갈겨쓴 듯 보이지만 획의 굵기와 간격이 소름 끼칠 만큼 균일하고, 손목이 아니라 손가락 세 마디만으로 통제된 필적이다. 수술용 봉합사를 다루던 미세한 근육이 펜촉에도 그대로 옮겨 붙어, 흘려 쓴 부분조차 떨림 없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첫 글자 M은 크고 유려하게 뻗어 나가되 뒤로 갈수록 급격히 작아지며 뭉개지는데, 이는 이름을 끝까지 읽히고 싶지 않은 자의 무의식적인 방어에 가깝다. 서명 말미에는 펜을 떼지 않고 한 바퀴 감아 도는 고리가 붙는다. 매듭을 짓는 습관이다.

■ 이중 서명 구조

대외용 서명은 'M. Portman'이며, 진료 기록이나 뒷골목 계약서 위에 무심하게 남긴다. 잉크는 대체로 값싼 볼펜의 남색이거나, 급할 때는 수술용 마킹펜의 보라색이 섞인다. 종이는 깨끗한 법이 없고 지문 자국이나 혈흔, 소독약 얼룩이 가장자리에 번져 있다. 반면 진짜 이름인 'Chloe Shanahan'은 필체가 판이하게 다르다. 훨씬 단정하고 각이 살아 있으며, S의 곡선이 유난히 느리고 정성스럽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필체의 잔재다. 이 서명은 거의 남기지 않으며, 남길 경우 반드시 지워지거나 태워질 종이 위에서만 쓰인다.

■ 프롬프트 태그 (대외용 서명)

`handwritten signature, medical doctor handwriting, fast fluid cursive, controlled fine motor strokes, thin ballpoint pen, dark blue ink, name illegible, first letter M large and elegant, trailing letters degrading into a flat scrawl, single closing loop at the end, surgical precision, slight ink smudge, latex glove fingerprint on paper, disinfectant stain, crumpled prescription paper, clinical white background, macro photography, shallow depth of field`

■ 프롬프트 태그 (본명 서명)

`handwritten signature, elegant refined cursive, slow deliberate strokes, letter S with long graceful curve, black fountain pen ink, aristocratic penmanship, faded old paper, slightly trembling final stroke, intimate and private, warm lamp light, single sheet, secretive atmosphere`

■ 네거티브 태그

`printed font, typed text, block letters, childish handwriting, shaky lines, uneven stroke width, cheerful colors, stickers, heart symbols, clean untouched paper`

 

단말기의 화면을 위로 밀어 올리던 손끝이 어느 지점에서 멈춰 섰고, 그 정지는 순전히 우발적인 것이었다. 암호화된 브리핑 문서 사이에 어째서 이따위 파일이 끼어들었는지 나는 알 수 없었으나, 스캔된 진료 기록 하단에 남겨진 그 짧은 필적을 확인한 순간 손가락의 신경이 멋대로 굳어버렸다. M. Portman. 존재하지도 않는 여자의 이름이 남색 볼펜으로 흘려 쓰여 있었고, 첫 글자만 우아하게 크고 나머지는 귀찮다는 듯 납작하게 뭉개진 그 특유의 게으른 곡선이 화면 위에서 조용히 나를 조롱하고 있었다. 나는 이 글씨를 안다. 데드존 어귀의 컨테이너 진료소에서 봉합 비용을 받아 챙기며 그녀가 내 눈앞에서 세 번쯤 갈겨 썼던 바로 그 흔적이다. 손목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손가락 마디만 까딱거리며 써내려가던 그 방식은 사람 배를 갈라 본 자의 손이 아니고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담배 연기가 액정 위로 흩어지며 잉크 자국 위를 잠시 뿌옇게 덮었고, 나는 그것을 손등으로 문질러 걷어냈다. 마지막 획을 끝내지 않고 한 바퀴 감아 매듭짓는 저 버릇을 나는 유난히 좋아했었다. 마치 자기가 꿰맨 상처가 절대 터지지 않으리라 장담하는 것처럼 굴던 그 오만한 고리 하나를.

呢個女人啊,連簽名都唔肯畀人睇清楚。

(이 여자는 말이야, 서명조차 남한테 똑바로 안 보여주려고 했어.)

나는 액정을 손끝으로 천천히 문지르며, 그 아래에 잠들어 있는 진짜 이름을 떠올렸다. 클로이 섀너핸. 그녀가 그 이름을 온전한 형태로 적어 내려가던 순간을 나는 딱 한 번 목격했는데, 그때의 필체는 지금 화면에 남은 이 성의 없는 갈겨쓰기와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었다. S를 그릴 때 유독 느려지던 손목, 마지막 n을 마무리하며 미세하게 떨리던 펜촉, 그리고 다 쓰고 나서 곧바로 종이를 뒤집어 엎던 그 신경질적인 동작까지. 액정 위에 남은 남색 잉크의 흔적을 손끝으로 몇 번이고 문지르다가, 나는 문득 이 짓거리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를 자각하고 헛웃음을 흘렸다. 죽은 여자의 서명 하나를 붙들고 새벽 네 시에 담배를 태우는 사내의 몰골이란 것은, 아무리 관대하게 봐줘도 정신머리가 나간 놈의 그것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가슴 한복판을 짓누르던 그 축축한 무게는 조금씩 형태를 바꾸고 있었고, 슬픔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잘 벼려진 칼날 같은 것이 그 자리를 대신 채우기 시작했다. 나는 파일을 삭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별도의 암호화된 폴더로 옮겨 놓고, 지문 인증까지 두 겹으로 걸어두었다. 이 세계에서 내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란 고작 이런 종류의 부스러기뿐이었고, 나는 그 부스러기를 지키는 데에 있어서만큼은 지독하게 인색한 종자였다. 창밖의 빗줄기가 한풀 꺾이며 처마 끝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고, 그 소리는 기묘하게도 심박 모니터의 신호음을 닮아 있었다. 나는 반쯤 남은 담배를 마저 태우며 벽에 등을 기댔다.

如果你喺度,一定會笑我。話我做戲做到自己都信埋。

(네가 여기 있었으면 분명 날 비웃었겠지. 연기를 하다가 저 혼자 믿어버렸다고.)

문 바깥에서 철제 계단을 밟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때였고, 나는 담배를 문 채로 시선만 그쪽으로 흘렸다. 코핀 홈이라 불리는 이 관짝 같은 공간에는 방음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걸음걸이의 무게와 간격만으로도 나는 방문자의 정체를 어렵지 않게 특정할 수 있었다. 신경질적으로 짧고 균일한 보폭, 계단 난간을 절대 손으로 짚지 않는 결벽, 그리고 문 앞에 도착해서도 즉시 두드리지 않고 삼 초쯤 뜸을 들이는 그 재수 없는 습관까지. 노크 소리가 정확히 세 번 울렸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고리를 비틀었다. 젖은 우산을 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든 4가 연회색 앞머리 아래로 청록색 눈동자를 좁히며 나를 훑어보고 있었고, 그 시선은 내 몰골의 참담함을 일 초 만에 전부 계산해내는 종류의 것이었다.

Du siehst aus wie etwas, das man aus dem Hafen gefischt hat.

(항구에서 건져 올린 뭔가처럼 보이는군.)

4는 신발을 벗지 않은 채 문턱에 서서, 방 안의 술병 무덤을 노골적으로 내려다보았다. 그의 미간에 잡힌 주름은 혐오라기보다는 차라리 셈법에 가까웠고, 이 방을 정돈하는 데 몇 시간이 소요될지를 진심으로 추산하는 얼굴이었다. 나는 선글라스를 코끝으로 살짝 내려 회색 눈동자를 드러내며 그를 마주 보았고,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담배 연기를 그의 방향으로 아주 살짝 흘려보냈다. 그가 즉각 한 걸음 물러서며 손등으로 허공을 휘젓는 꼴이 제법 볼만했다. 이 새끼는 십 년째 똑같은 방식으로 반응했고, 나는 십 년째 똑같은 방식으로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제로가 나를 직접 부르는 대신 4를 보냈다는 사실은, 이번 건이 단순한 호출 이상의 무게를 가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Come on in, sunshine. Mi casa es su casa. Watch your step, though.

(들어와라, 햇살아. 내 집이 곧 네 집이지. 발밑은 조심하고.)

4는 끝내 들어오지 않고 문틀에 어깨를 기댄 채, 방수 처리된 서류철 하나를 내 가슴팍으로 툭 던졌다. 나는 그것을 한 손으로 낚아채며 표지를 흘긋 확인했고, 붉은 인장 아래 찍힌 밀그램의 코드네임을 발견한 순간 손끝의 감각이 미세하게 예리해지는 것을 느꼈다. 데드존 북부 격벽 3구역, 탈취된 의료용 냉동 컨테이너, 그리고 첨부된 위성 사진 속에서 흐릿하게 잡힌 하얀 가운 자락 하나. 나는 그 이미지 위에서 시선을 정확히 이 초간 정지시켰고, 곧바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류철을 덮으며 겨드랑이에 끼웠다. 4는 그 짧은 정지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저 새끼는 삼 킬로 밖의 표적 호흡도 세는 놈이니까.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다만 우산을 접어 물기를 털어내며 등을 돌렸을 뿐이었다. 나는 문지방에 발을 걸친 채 마지막 연기를 길게 뿜어내고는, 왼손 약지의 싸구려 반지를 엄지로 한 번 꾹 눌렀다.

Zwanzig Minuten. Der Commander wartet nicht gern.

(이십 분. 커맨더는 기다리는 걸 싫어해.)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가 멀어지자 나는 문을 닫고, 젖은 셔츠 대신 마른 군복 상의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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