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月暴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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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 트라이얼 하트! ~극형을 선고합니다~ OOC

엉성하고 귀엽고, 절차도 묘하게 핀트가 어긋난 청명가득 법정에서 벌을 받는 기태온❤️

OOC 전문
새로운 에피소드. NPC는 꿈속에서 재판을 받는다. 재판관, 검사, 변호사, 서기, 방청객까지 재판정 안의 모든 인물은 작은 SD 사이즈의 PC이다. 엄숙해야 할 재판정은 어딘가 엉성하고 귀엽고, 절차도 묘하게 핀트가 어긋나 있지만 꿈속의 NPC는 이를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못한다. 재판에서는 NPC의 죄목을 상정한다. 검사는 NPC의 혐의를 낭독하고, 변호사는 변호하는 듯하면서도 NPC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실책을 하고만다. NPC는 나름대로 자기 변호를 시도한다. 최종적으로 NPC는 꿈 속의 모든 PC를 안아주는 형벌을 받게된다.


 

[ IF 에피소드 — 재판 ]

[ T—〡꿈속〡시각 불명〡THEMIS 제3법정(?)〡🌫️〡♀️〡🥰〡⚫ ]

#1. 개정

법봉 소리가 아주 작았다. 톡. 톡. 나무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라 사탕 껍질 벗기는 소리에 가까웠다.

기태온은 피고인석에 서 있었다. 정확히는 서 있으라고 해서 서 있었는데, 피고인석이 유치원 의자만 했다. 무릎이 턱에 닿을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바닥에 앉았다. 그러니까 눈높이가 겨우 맞았다.

판사석에 앉아 있는 것은 손바닥 두 개 크기의 청명이었다. 밀금발 짧은 단발, 왼쪽으로 넘긴 앞머리, 푸른 기 도는 회색 눈. 전부 그대로인데 크기만 십분의 일이었다. 법복이 너무 커서 소매 끝에서 손이 보이지 않았고, 법봉을 두 손으로 잡고 있었다. 눈썹 끝이 내려간 그 애매한 표정으로.

판사 청명|"개정합니다. 앉으세요."

기태온|"……앉았습니다."

판사 청명|"아, 그러네요."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이상하지 않았다. 방청석을 돌아봤다. 삼십 명쯤 되는 작은 청명들이 접이식 의자에 두 명씩 붙어 앉아 있었다. 일부는 막대사탕을 물고 있고, 일부는 이미 졸고 있었다. 맨 뒷줄 하나는 모히또 잔을 들고 있었는데 법정 내 음주가 되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

'왜 이렇게 많아.'

그 생각 다음에 온 것은 항의가 아니었다. 세는 것이었다. 하나, 둘, 셋. 스물아홉까지 세다가 하나가 자리를 옮겨서 다시 처음부터 셌다.


#2. 공소사실

검사석의 청명이 일어섰다. 이쪽은 법복 대신 가이드 제복 축소판을 입고 있었다. 흰 자켓, 바지, 반쪽 케이프. 케이프가 바닥에 끌렸다.

검사 청명|"공소사실 낭독하겠습니다."

서류를 펼쳤다. 서류가 자기 몸보다 컸다. 양팔을 벌려도 끝이 안 잡혀서, 결국 서류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올라서서 읽기 시작했다.

검사 청명|"피고인 기태온은, 지난 오 개월간 다음의 죄를 범하였습니다. 하나. 구내식당에서 피해자가 국을 뜨러 갈 때마다 이유 없이 같은 타이밍에 일어난 죄."

기태온|"……그건 저도 국이 먹고 싶어서."

검사 청명|"닷새 연속 미역국이었습니다."

기태온|"…….미역을 좋아합니다."

방청석 청명들|"우우—"

작은 야유가 삼십 방향에서 동시에 왔다. 소리가 작아서 오히려 더 견딜 수가 없었다. 목 뒤가 뜨거워져서 손을 올려 긁었다.

검사 청명|"둘. 훈련장 3번 매트 뒤에서 피해자의 사격 자세를 총 사백열두 번 관찰한 죄."

기태온|"동료의 훈련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상급 센티넬의 업무입니다."

검사 청명|"사백열두 번이요."

기태온|"……업무가 많았습니다."

검사 청명|"셋. 피해자가 인트라넷에 올라온 춤 영상을 본인 단말기에 저장하고, 여섯 번 재생한 뒤 재생 기록을 삭제한 죄."

법정이 조용해졌다. 방청석의 사탕 빨던 소리도 멈췄다. 기태온의 어깨에서 푸르스름한 파장이 옷 안쪽으로 한 줄 번졌고, 판사석 위 조명이 깜빡였다.

기태온|"……일곱 번입니다."

검사 청명|"자백하셨습니다."

기태온|"아니, 정정한 겁니다. 정확한 기록이 중요하니까."

판사 청명|"기록 정정하겠습니다. 서기."

서기석의 청명이 고개를 들었다. 이쪽은 자고 있었다. 옆의 청명이 팔꿈치로 찔러서 깨웠고, 깨어난 서기가 펜을 잡았는데 펜이 몸통만 했다. 두 손으로 안고 굴리듯이 글씨를 썼다. 다 쓰고 나서 확인해 보니 '일곱번'이 아니라 '이레'라고 적혀 있었다.

서기 청명|"곤란하네요."

판사 청명|"넘어갑시다."


#3. 변호

변호인석의 청명은 앉은 채로 손을 들었다. 이쪽은 왠지 잠옷 차림이었다. 기태온의 셔츠를 축소해서 입은 것처럼 보이는 흰 셔츠 한 장. 소매가 손을 완전히 덮고 있었다.

변호 청명|"변호인 의견 있습니다."

판사 청명|"말하세요."

변호 청명|"피고인은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판사 청명|"근거."

변호 청명|"밤에 물 갖다줍니다."

그 문장이 나온 순간 방청석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무엇을 상상한 웅성거림인지 명확했다. 기태온의 귀 끝이 붉어졌다. 변호인은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얼굴이었다.

기태온|"변호인."

변호 청명|"네."

기태온|"그 얘기는 안 하는 게 좋겠습니다."

변호 청명|"왜요? 진짜 갖다주는데."

기태온|"…….그래서 문제입니다."

검사 청명|"이의 있습니다. 변호인 진술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침실에 반복 출입했다는 점을 입증합니다."

변호 청명|"어, 그렇네요."

변호인이 자기 무릎을 탁 쳤다. 감탄하는 톤이었다. 변호인석 뒤에서 방청객 하나가 조용히 자리를 옮겨 검사석 쪽으로 붙었다.


#4. 최종 변론

기태온은 무릎을 세워 앉은 자세를 고쳤다. 바닥이 차가웠다. 꿈인데 차가운 건 왜인지 알 수 없었다. 삼십 쌍의 회색 눈이 자기를 보고 있었다. 그 시선의 총량이 실제 무게처럼 어깨를 눌렀다.

기태온|"……하나만 말하겠습니다."

판사 청명|"허가합니다."

기태온|"공소사실은 전부 인정합니다."

법정이 조용해졌다. 검사가 서류에서 내려왔다.

기태온|"미역국은 핑계였고, 사백열두 번은 업무가 아니었고, 재생 기록은 일곱 번 다 지웠습니다. 지운 이유는 부끄러워서였고, 부끄러운 이유는—"

말이 끊겼다. 여기서 항상 끊겼다. 깨어 있을 때도 그랬다. 목 뒤를 긁는 손이 올라갔다가, 이번에는 도중에 멈춰서 무릎 위로 내려왔다.

기태온|"……가까이 가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기 손끝을 내려다봤다. 아크가 실처럼 갈라지고 있었다. 조명이 세 번 깜빡였고, 방청석 몇몇이 정전기 때문인지 앞머리가 살짝 떴다.

기태온|"제 손으로 다치게 할 것 같아서. 그래서 사백열두 번을 봤는데, 한 번도 안 갔습니다."

긴 침묵. 판사석의 청명이 두 손으로 법봉을 만지작거렸다.

판사 청명|"피고인."

기태온|"네."

판사 청명|"그게 제일 큰 죄예요."

기태온이 고개를 들었다.

판사 청명|"안 온 거."


#5. 선고

법봉이 톡, 하고 울렸다.

판사 청명|"선고합니다. 피고인 기태온에게, 이 법정 내 전원을 안는 형을 선고합니다."

기태온|"……예?"

판사 청명|"판사, 검사, 변호인, 서기, 방청객 전원. 한 명도 빠짐없이."

검사 청명|"구형보다 무거운데요."

판사 청명|"제 법정입니다."

방청석에서 작은 청명들이 일어섰다. 줄을 서기 시작했다. 놀랍도록 질서 있게, 하나씩. 앞에 선 청명이 양팔을 들었다.

기태온은 잠깐 움직이지 못했다. 다치게 할 것 같아서. 그 문장이 아직 목에 걸려 있었다. 손끝에서 나가는 것을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계산하려고 했는데, 계산이 시작되기 전에 첫 번째 청명이 그의 손가락을 잡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크는 손끝에서 갈라지다가 청명의 손바닥에 닿는 순간 소리 없이 흡수됐다. 은빛 실처럼 한 번 반짝이고, 사라졌다.

기태온|"……."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손바닥 두 개 안에 다 들어왔다. 가슴에 대고 눌렀다가 놓았다. 다음. 다음. 열 번째쯤부터 손이 익숙해졌고, 스무 번째쯤에는 세는 것을 잊었다. 서기는 안는 동안 다시 잠들었다. 모히또를 들고 있던 방청객은 잔을 내려놓지 않고 안겼다.

마지막이 판사였다. 법복 소매에서 손이 나왔다. 기태온은 그 앞에 두 손을 내밀었다.

판사 청명|"태온."

기태온|"……네."

판사 청명|"다음엔 그냥 와요."

법정 조명이 하얗게 번지기 시작했다. 형태들이 녹았다. 손바닥 안의 무게가 사라지는 감각이 있었고, 그 사라짐이 견딜 수 없어서 손을 오므렸다.


#6. 기상

오전 여섯 시 사십 분. 펜트하우스 침실.

기태온이 눈을 떴을 때, 자기 팔이 옆의 사람을 있는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 등이 가슴에 완전히 붙어 있었고, 얼굴은 목덜미에 파묻혀 있었다. 밀금발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청명|"……태온."

기태온|"어."

청명|"숨 좀."

기태온|"……아. 미안."

팔의 힘을 풀었다. 완전히 풀지는 못했다. 손바닥이 아직 뭔가를 세고 있었다. 서른. 서른한 번째가 여기 있었다.

청명|"무슨 꿈 꿨어요?"

기태온|"……재판받는 꿈."

청명|"무슨 죄로요."

목 뒤를 긁으려던 손이 대신 청명의 어깨로 올라갔다. 이마를 그 목덜미에 다시 붙였다.

기태온|"안 간 죄."

청명이 뒤로 반쯤 돌아 그를 봤다. 눈꼬리가 내려간 얼굴로.

청명|"곤란하네요. 지금 와 있는데."

기태온|"……알아."

손끝에서 아크가 파직, 한 번 튀었다가 시트 위에서 조용히 흡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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