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月暴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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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POT!] 100달러 애인

[100달러로 애인 만들기] 토론을 하는 W.W 오퍼레이터들

OOC 전문
ooc: 이전 롤플레잉 중단. 최소 3일이 지난 어느 날, NPC와 PC, 직장동료들은 [100달러로 애인 만들기] 토론을 한다. 참여자들은 (커스텀항목제외)모든 항목을 하나씩 구매해서 애인을 만들어야 하며, 각 항목은 10달러/20달러/30달러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10달러짜리는 최악 중 최악, 20달러는 무난 평범, 30달러는 최고 중 최고로 기준한다. (만약 커스텀항목을 선택할 경우, 나머지 4개의 항목 값과 커스텀항목 40달러를 합산해 총 가격이 100달러가 넘지 말아야 한다. (4(+1)=100달러)) 이때 NPC와 PC, 이외 사람들이 어떻게 한정된 금액을 배분하고 고뇌하는지 그 의견을 토론하는 코믹한 일상 에피소드를 전개하라. 티키타카되는 날것의 대화, NPC의 선택, 최종 결말을 포함하여 끊김 없이 하나의 에피소드로 출력한다.

[항목] 외모, 지능, 성격, 섹스 (+자유선택사항 '자유커스텀항목(40달러 고정)')

모든 내용은 PC와 NPC의 캐릭터 설정/성격/말투/세계관/관계성/유저노트/누적대화 등을 참조하여 캐릭터 붕괴 없이 코믹하게 작성할 것.


뉴욕 지하 50미터, 워즈워스 심층 요새 섹터 E 휴게 구역.

사흘 전 유라시아 섹터 3 정찰 작전에서 복귀한 뒤로 요새 전체에는 묘하게 느슨한 공기가 깔려 있었다. 차기 작전 브리핑까지 48시간의 공백이 남아 있었고, 그 틈새를 견디지 못한 오퍼레이터 몇이 휴게실의 낡은 가죽 소파와 접이식 의자를 점거한 채 캔맥주와 에너지 드링크를 까고 있었다.

발단은 권이겸이었다.

9 | "Alright, I found something absolutely foul on the civilian internet."

(야, 민간 인터넷에서 개역겨운 거 하나 찾았다.)

오퍼레이터 9번이 전술 패드를 탁 하고 접이식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화면에는 민간인 거주 구역 SNS에서 유행하고 있는 인포그래픽이 띄워져 있었다. 상단에는 뭉툭한 고딕 폰트로 [BUILD YOUR PARTNER — $100 BUDGET\]이라는 제목이 떡하니 박혀 있었고, 그 아래에 네 개의 항목과 가격표가 나란히 나열되어 있었다.

LOOKS — $10 / $20 / $30

INTELLIGENCE — $10 / $20 / $30

PERSONALITY — $10 / $20 / $30

SEX — $10 / $20 / $30

(OPTIONAL) CUSTOM — Fixed $40

9 | "Rules are simple. You get a hundred bucks. You buy one tier for each category, and the total can't go over a hundred. If you pick the custom slot, that's forty bucks locked in, so the other four have to fit in the remaining sixty. Ten bucks is bottom-of-the-barrel garbage, twenty is average, thirty is the absolute peak."

(규칙 단순함. 100달러 줄게. 항목마다 등급 하나씩 골라야 되고 총합이 100달러 넘으면 안 됨. 커스텀 항목 고르면 그건 40달러 고정이니까 나머지 네 개를 60달러 안에 쑤셔 넣어야 하고. 10달러는 최악 중 최악, 20달러는 평범, 30달러는 역대급 존나 최고.)

권이겸은 자기 의자를 뒤로 젖히며 싸늘한 흑안을 번뜩였다.

9 | "I'll go first since I'm the one who brought this masterpiece to the table."

(가져온 놈이 먼저 가야지. 내가 선봉.)

사내는 손가락을 꼽으며 빠르게 계산했다.

9 | "Looks, thirty. Obviously. Personality, thirty. I need someone who's fun and doesn't nag. Intelligence, twenty—smart enough to hold a conversation but not smart enough to outsmart me. Sex, twenty. Decent is fine. Total: a clean hundred."

(외모 30. 당연한 거 아냐? 성격 30. 재밌고 잔소리 안 하는 사람이어야지. 지능 20, 대화는 할 줄 알아야 하니까. 근데 나보다 똑똑하면 안 됨. 섹스 20. 무난하면 됨. 합계 딱 100.)

소파 맞은편에서 매거진을 분해하고 있던 디터 빌케의 청록색 눈이 느릿하게 올라왔다. 결벽증에 걸린 것처럼 기름칠 천을 일정한 간격으로 접어 사용하던 손이 멈추었다.

4 | "Personality thirty? You? The guy who skipped out on a bar tab by climbing through a bathroom window last Tuesday?"

(성격 30? 네가? 지난 화요일에 술값 안 내려고 화장실 창문으로 도망친 놈이?)

9 | "That's why I need someone with a good personality, dipshit. To balance me out. It's called synergy."

(그러니까 성격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잖아, 이 대가리 빈 자식아. 상호보완이라고. 시너지.)

4 | "That's not synergy. That's exploitation."

(그건 시너지가 아니라 착취라고 하는 거야.)

디터는 매거진을 조립대 위에 정렬시킨 뒤 팔짱을 꼈다. 예민한 턱선이 형광등 불빛에 각지게 드러났다.

4 | "Fine. I'll go. Looks, twenty. I'm not shallow. Intelligence, thirty. Non-negotiable. I refuse to coexist with a moron. Personality, twenty—adequate manners and basic hygiene will suffice. Sex, thirty."

(좋아, 내 차례. 외모 20. 난 천박하지 않으니까. 지능 30. 이건 협상 불가야. 바보하고는 공존 자체가 불가능함. 성격 20, 기본 예의하고 청결 관념 정도면 충분해. 섹스 30.)

9 | "Hold on. Hold the fuck on."

(잠깐. 잠깐만.)

권이겸이 의자를 쾅 내려놓으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

9 | "You put thirty on sex? You? The obsessive-compulsive freak who irons his underwear?"

(섹스에 30을 박았다고? 네가? 팬티에 다리미질하는 강박증 환자가?)

4 | "What does ironing underwear have to do with sexual performance? At least I have standards, unlike someone who runs from his debts through a urinal window."

(팬티 다리미질이 섹스 퍼포먼스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건데? 적어도 나는 기준이란 게 있거든, 소변기 창문으로 빚 도망치는 놈과는 달리.)

접이식 의자 하나를 끌고 와서 비스듬히 걸터앉은 오스카 피츠로이가 주황색 곱슬머리를 긁적이며 끼어들었다.

8 | "Oh man, this is great. My turn! Okay, so—Looks, ten."

(와, 이거 재밌다. 나 차례! 좋아, 그러니까 외모 10.)

전원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디터의 눈이 가늘어졌고, 권이겸은 캔맥주를 든 채 동작을 멈췄다.

8 | "What? I don't care about looks. Personality, thirty! I want someone who laughs a lot and doesn't mind when I accidentally blow up the kitchen. Intelligence, thirty—someone who can help me calculate blast radii faster. Sex, twenty. And that's... oh wait, that's only ninety."

(왜? 난 외모 관심 없거든. 성격 30! 많이 웃고 내가 실수로 부엌 날려먹어도 신경 안 쓰는 사람. 지능 30, 폭발 반경 계산 같이 해줄 수 있는 사람. 섹스 20. 그러면 이게…… 어, 잠깐, 90밖에 안 되네.)

9 | "You have ten bucks left, genius."

(10달러 남았잖아, 천재야.)

8 | "Oh! Then I'll bump sex up to thirty! Wait, that's a hundred. Nice!"

(오! 그러면 섹스를 30으로 올리면 되겠다! 잠깐, 그러면 100이다. 좋아!)

4 | "You just allocated the minimum possible budget to your partner's face and maxed out everything else. That's either enlightened or clinically insane."

(방금 상대 얼굴에 최소 예산을 박고 나머지를 전부 풀맥스했어. 이건 깨달음이거나 임상학적 광기 둘 중 하나야.)

8 | "Hey, ugly people need love too! Besides, I once dated a girl in Tasmania who had a third nipple and she was awesome."

(야, 못생긴 사람도 사랑 받아야지! 게다가 나 태즈매니아에서 유두 세 개 달린 여자 만난 적 있는데 진짜 끝내줬거든.)

9 | "Why would you share that with us?"

(그걸 왜 우리한테 말하는 거야.)

8 | "Because context matters!"

(맥락이 중요하니까!)

그때까지 소파 모서리에 깊숙이 파묻혀 버번위스키 잔을 손가락 사이에 느릿하게 굴리고 있던 사내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흑발 아래로 드러난 선글라스 너머의 시선은 나른했고, 오른쪽 뺨에서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는 우툴두툴한 화상 흉터가 휴게실의 창백한 형광등 빛에 짙은 음영을 드리우고 있었다.

7 | "You people overthink everything."

(다들 너무 복잡하게 머리 굴린다.)

사내는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탁 내려놓았다.

7 | "Looks, thirty."

(외모 30.)

9 | "Called it."

(역시.)

7 | "Shut up. Intelligence, thirty."

(닥쳐. 지능 30.)

디터의 눈썹이 미세하게 올라갔다.

7 | "Personality, thirty."

(성격 30.)

권이겸이 손가락을 접었다.

9 | "That's ninety. You've got ten left. For sex."

(90이잖아. 10달러 남았네. 섹스에.)

7 | "Ten."

(10.)

정적이 내려앉았다.

오스카의 에너지 드링크 캔이 바닥에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갔다. 디터의 매거진 분해가 중단된 채 청록색 눈이 사내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권이겸은 입에 물고 있던 감자칩을 씹지도 삼키지도 못한 채 굳었다.

8 | "Wait. Wait wait wait. You—Seven—the guy who has slept with more people than I've detonated charges—just put TEN DOLLARS on sex?"

(잠깐. 잠깐잠깐잠깐. 너, 7, 내가 기폭시킨 폭약보다 더 많은 사람이랑 잔 놈이, 섹스에 10달러를 박았다고?)

7 | "Yeah."

(그래.)

사내의 입꼬리가 비열하게 찢어지며 올라갔다.

7 | "The way I see it, if looks, brains, and personality are all maxed out, the sex will sort itself out eventually. You think a thirty-thirty-thirty partner can't learn? I'll teach her. That's an investment, not a compromise."

(내가 보기엔 외모, 머리, 성격이 전부 최상급이면 섹스 쪽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줘. 30-30-30짜리 상대가 못 배울 것 같아? 내가 가르치면 돼. 이건 타협이 아니라 투자야.)

9 | "That is the most disgustingly rational justification for being cheap about sex I've ever heard in my twenty-eight years of existence."

(28년 인생에서 섹스에 인색한 것에 대해 들어본 합리화 중 가장 역겹도록 이성적인 변명이다.)

4 | "For once, I agree with Nine. That's repulsive."

(처음으로 9번 말에 동의한다. 역겹군.)

9 | "Don't agree with me. It feels gross."

(동의하지 마. 소름 끼치니까.)

사내는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며 천장의 환기 그릴을 올려다보았다. 왼손 약지에 끼워진 티타늄 합금 밴드의 모서리가 위스키 잔의 유리 표면에 부딪혀 맑은 소리를 냈다.

7 | "Besides. I already know someone who fits the thirty-thirty-thirty profile with a ten-dollar sex stat. And the ten wasn't even a problem—I fixed it in about two weeks."

(게다가. 이미 30-30-30에 섹스 10달러짜리 프로필에 딱 맞는 여자를 알고 있거든. 10달러도 문제가 아니었어. 한 2주 만에 고쳐놨으니까.)

절대적 침묵.

권이겸은 감자칩을 천천히 씹었고, 디터는 눈을 감으며 미간을 짚었다. 오스카만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였다.

8 | "Who?"

(누구?)

사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왼손 약지의 차가운 티타늄 밴드를 엄지손가락으로 느릿하게 굴렸고, 그 관성적인 동작 하나만으로도 답은 이미 충분했다.

4 | "I'm going to pretend I didn't hear that. For my own mental health."

(내 정신 건강을 위해 안 들은 걸로 하겠다.)

9 | "If she finds out you rated her sex stat at ten bucks, she's going to sew your mouth shut. With that rusty livestock needle she keeps threatening you with."

(네가 그 여자 섹스 스탯을 10달러로 매긴 거 알게 되면, 맨날 협박하던 그 녹슨 가축용 바늘로 네 주둥이를 꿰매버릴 텐데.)

7 | "She probably would. And I'd enjoy every stitch."

(그럴 걸. 그리고 난 한 땀 한 땀 즐길 거야.)

사내는 위스키 잔을 다시 들어 올렸다.

7 | "What about you, Doctor? I know you're standing behind that door. You've been eavesdropping for the last four minutes."

(의사 양반은? 문 뒤에 서 있는 거 다 알아. 4분째 엿듣고 있었잖아.)

휴게실 입구의 철제 방화문 너머로 소독약과 싸한 민트향이 흐르고 있었다.


방화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소독약과 싸한 민트향이 휴게실의 탁한 맥주 냄새와 니코틴 잔향 사이로 칼날처럼 파고들었고, 그 냄새의 근원지인 차이나 카라 흰색 셔츠의 여자가 문틈에 서서 내뱉은 한마디는 휴게실의 공기를 통째로 얼려 버렸다.

클로이 | "Are you out of your bloody mind?"

(당신 미친 새끼예요?)

권이겸의 감자칩 봉지가 바스락 소리와 함께 허벅지 위로 미끄러졌다. 오스카는 에너지 드링크 캔을 입에 갖다 대다 말고 동작을 정지시켰다. 디터만이 유일하게 반응다운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매거진 스프링의 텐션을 점검하던 손을 느릿하게 내려놓았으나, 청록색 눈 속에 번진 미세한 안도감은 감추지 못했다. 저 여자가 먼저 터뜨려 주어서 다행이라는 기색이었다.

사내는 위스키 잔의 잔여물을 혀끝으로 굴리며, 선글라스 너머로 문 앞에 서 있는 여자의 윤곽을 느긋하게 훑었다. 가운 주머니에 만년필과 메스 케이스가 나란히 꽂혀 있는 것으로 보아 메디컬 베이에서 막 회진을 마치고 나온 직후인 모양이었다. 뺨 위로 흘러내린 옅은 분홍빛 흰 머리카락이 형광등 빛에 투명하게 번졌다.

7 | "There she is. Right on schedule."

(거봐. 시간 딱 맞추고 나타났네.)

사내의 입꼬리가 비열하게 말려 올라갔다.

9 | "For the record—I had nothing to do with this."

(참고로 말하는데, 난 이 건 관련 없음.)

권이겸이 양손을 들어 항복 자세를 취하며 재빠르게 빠졌다. 오스카는 고개를 돌려 클로이와 사내 사이를 번갈아 보았고, 그 푸른 눈에는 순수한 구경꾼의 기대감이 가득 차 있었다.

사내는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소파 등받이에 한쪽 팔을 걸쳤다. 선글라스를 콧등 아래로 밀어 내리자 연한 회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나른하게 째진 눈매 안에 짓궂은 유열이 출렁거렸다.

7 | "See, this is the thing about a ten-dollar sex stat. The moment you point it out, she storms in looking like she's about to perform an emergency tracheotomy on my windpipe with a ballpoint pen."

(10달러짜리 섹스 스탯이 이게 좋은 거야. 지적하는 순간 볼펜으로 내 기관지 응급 절개술 시전하려는 기세로 쳐들어오잖아.)

7 | "That kind of intensity doesn't come standard at the twenty-dollar tier, gentlemen."

(이런 화력은 20달러 티어에선 표준 사양이 아니라고, 여러분.)

오스카가 탄산이 빠진 에너지 드링크를 한 모금 삼키며 중얼거렸다.

8 | "I mean... he does have a point? Statistically, aggression correlates with—"

(뭐 틀린 말은 아닌 거 같은…… 통계적으로 공격성은……)

4 | "Finish that sentence and I'll shoot you myself, Eight."

(그 문장 끝까지 말하면 내가 직접 쏜다, 8번.)

사내는 오스카의 발언이 가져다 준 유리한 국면을 즐기듯 잔을 들어 올려 입술에 갖다 댔다. 왼손 약지의 티타늄 밴드가 유리 표면에 부딪혀 또각 소리를 냈다.

7 | "Don't get me wrong, Doc. I'm not saying you're bad in bed."

(오해하지 마, 의사 양반. 당신이 침대에서 못한다는 소리 하는 게 아냐.)

사내는 잔을 내리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불량한 자세로 등받이에 처진 어깨너머로 화상 흉터의 굴곡이 군복 깃 사이에서 언뜻 드러났다.

7 | "I'm saying your starting price was ten. That's all. And I invested the remaining ninety into everything else because I'm a long-term player. You know me. I don't gamble on things I can't rig."

(당신의 시작가가 10이었다는 거지. 그뿐이야. 나머지 90은 다른 전부에 투자한 거고. 나라는 놈 잘 알잖아. 내가 조작 못 하는 판에 돈 거는 놈은 아니라는 거.)

7 | "你由十蚊貨變成我手上最值錢嘅資產, 咁唔係我嘅功勞?"

(10달러짜리 물건이 내 손 안에서 가장 값비싼 자산이 됐으면, 그게 내 공이 아니고 뭐야?)

걸쭉한 광둥어가 사내의 낮은 바리톤을 타고 으르렁거리듯 흘러나왔다.

권이겸이 감자칩 봉지를 다시 집어들며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9 | "He literally just called her a ten-dollar product in Cantonese. In front of witnesses. I'm watching a man write his own death certificate in real time."

(방금 광둥어로 10달러짜리 물건이라고 했다. 증인들 앞에서. 사망진단서를 실시간으로 자필 작성하는 현장을 보고 있는 거야 지금.)

사내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소파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길고 단단한 다리를 짝다리로 꼬며, 빈 위스키 잔을 손가락 사이에서 빙글 돌렸다. 잿빛 눈동자가 문 앞에 서 있는 여자의 얼굴을 느긋하게 응시했다.

7 | "What? You disagree with my allocation? Then let's hear yours, Doctor Shanahan."

(왜? 내 배분이 마음에 안 들어? 그럼 당신 꺼도 들어보자고, 섀너핸 박사.)

사내가 빈 위스키 잔을 탁자 위에서 여자 쪽으로 느릿하게 밀어냈다.

7 | "A hundred dollars. Four categories. How do you build your ideal man?"

(100달러. 항목 넷. 당신의 이상적인 남자는 어떻게 만들어?)


팔짱을 낀다. 그를 본다. "외모 20, 성격 30, 지능 20, 섹스 30인데요. 왜요? 자신 있어요?"

정적.

아니, 정적이라 하기엔 너무 소란스러운 종류의 침묵이었다. 권이겸이 감자칩 봉지를 무릎 위에 놓은 채 손바닥으로 제 얼굴을 덮었고, 오스카 피츠로이는 에너지 드링크 캔을 입에서 떼지도 못한 채 눈알만 좌우로 굴렸다. 디터 빌케의 매거진 분해 작업은 이미 한참 전에 중단되어 있었고, 그는 청록색 눈을 가늘게 좁힌 채 소파 모서리에 깊숙이 묻혀 있는 사내의 옆얼굴과 문 앞에 팔짱을 끼고 서 있는 여자의 턱선을 번갈아 훑었다.

사내의 손가락이 빈 위스키 잔의 테두리를 따라 한 바퀴 느릿하게 맴돌았다. 연한 회색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나른하게 째진 눈매의 꼬리가 마치 가죽 찢어지듯 천천히 올라가며, 그 안에서 도파민의 넘실거리는 탁류가 번들거렸다.

7 | "Twenty, thirty, twenty, thirty."

(20, 30, 20, 30.)

사내는 배분을 되뇌며 검지 손가락으로 테이블 표면을 한 번 두드렸다.

7 | "So. Average face, best personality, average brains, and best sex."

(그러니까. 평범한 얼굴, 최상급 성격, 평범한 머리, 최상급 섹스.)

사내가 소파에서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 양쪽 무릎에 팔꿈치를 올리고 두 손을 깍지 낀 자세. 잿빛 눈동자가 문 앞의 여자를 올려다보는 각도가 됐다.

7 | "You put thirty on personality. That's interesting. The woman who told me to my face that other people's deaths are just noise in the background of her survival—wants the best personality money can buy."

(성격에 30을 박았어. 재밌네. 타인의 죽음 따위는 자기 생존의 배경 소음일 뿐이라고 내 면전에 대놓고 말했던 여자가, 돈으로 살 수 있는 최상급 성격을 원한다.)

사내의 입꼬리가 비대칭으로 꺾이며 올라갔다. 짓궂은 종류의 미소였다.

7 | "And thirty on sex."

(그리고 섹스에 30.)

권이겸이 손가락 사이로 한쪽 눈을 삐죽 내밀었다.

9 | "Here it comes."

(온다.)

7 | "Meanwhile, looks and intelligence each got twenty. Just average. Not ugly but nothing special. Not stupid but not a genius either. The kind of man who blends into a crowd."

(반면에 외모하고 지능은 각각 20. 그냥 평범. 못생기진 않았는데 특별할 것도 없고. 멍청하진 않은데 천재도 아니고. 군중 속에 섞이면 찾기 힘든 종류의 남자.)

사내는 깍지를 풀고 소파 등받이에 한 팔을 다시 걸쳤다. 길게 뻗은 다리가 테이블 다리에 닿았다.

7 | "But you want his personality to be flawless and you want him to fuck like the world's ending."

(근데 성격은 흠 잡을 데 없어야 하고, 섹스는 지구 멸망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

사내의 왼손이 위스키 잔을 다시 집어 들었다. 이미 비어 있는 잔이었지만 손가락 사이에서 굴리는 관성적인 버릇은 도박장의 칩을 만지작거리던 시절에서 굳어진 것이었다.

7 | "Know what that tells me?"

(그게 나한테 뭘 말해 주는지 알아?)

잔이 멈추었다.

7 | "It tells me your ideal man doesn't need to be smart enough to challenge you—because you're already the smartest person in every room you walk into and you know it. He doesn't need to be beautiful enough to show off—because you don't give a damn about what other people think."

(당신의 이상형은 당신한테 지적으로 도전할 만큼 똑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왜냐면 당신이 이미 자기가 들어가는 모든 방에서 제일 똑똑한 인간이라는 걸 스스로 알고 있으니까. 자랑할 만큼 잘생길 필요도 없어. 왜냐면 남의 시선 따위는 관심 없으니까.)

사내의 검지가 빈 잔의 바닥을 톡 두드렸다.

7 | "What you want is someone who won't bore you. Someone whose temperament can absorb all that venom you spit out every morning without cracking. And someone who can make your spine melt when the blast door locks behind you at night."

(당신이 원하는 건 지루하지 않은 놈이야. 당신이 아침마다 쏟아 내는 독기를 전부 삼키고도 금 안 가는 성깔을 가진 놈. 그리고 밤에 방폭문이 잠기면 당신 척추를 녹여버릴 수 있는 놈.)

사내는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등받이에 깊숙이 파묻혔다.

7 | "Am I wrong?"

(틀려?)

잿빛 눈동자가 게으르게 반쯤 감기며, 입꼬리에 걸린 능글맞은 곡선만이 남았다. 왼손 약지의 차가운 티타늄 밴드가 형광등 빛을 받아 무심하게 한 번 번뜩거렸다.

권이겸이 감자칩 봉지를 들어 올려 입안에 부스러기를 털어 넣으며 조용히 읊조렸다.

9 | "I hate that he's probably right. I genuinely, viscerally hate it."

(맞는 말인 것 같아서 싫다. 진심으로, 본능적으로.)

4 | "He's not right. He's just delusional enough to be convincing."

(맞는 게 아냐. 설득력 있을 정도로 정신이 나간 거지.)

오스카가 빈 에너지 드링크 캔을 양손으로 짓누르며 납작하게 찌그러뜨렸다.

8 | "Wait, but Seven—doesn't her build literally describe you? Average looks, good personality, average brains, great in b—"

(잠깐, 근데 7, 그 여자 빌드가 그대로 너 아냐? 평범한 외모, 좋은 성격, 평범한 머리, 침대에서 잘……)

디터 빌케의 손바닥이 오스카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깔끔하고 정확한 타격이었다.

4 | "Shut your mouth, Eight. Now."

(입 다물어, 8번. 지금 당장.)

오스카는 뒤통수를 감싸 쥐며 눈을 깜빡였으나, 이미 내뱉어진 말은 휴게실의 탁한 공기 속을 유유히 떠다니고 있었다.

사내의 시선이 여전히 문 앞의 여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방금 전까지 비열하게 찢어져 있던 입꼬리의 곡률이 미세하게 변했다. 비웃음도, 조롱도 아닌 어중간한 각도로 입술이 멈추었고, 잿빛 눈동자 깊은 곳에서 사내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종류의 감각이 명멸했다. 도파민이 아니었다. 좀 더 둔탁하고, 좀 더 뜨거운 어떤 것.

사내는 소파 팔걸이를 한 손으로 잡고 느릿하게 일어섰다. 189센티미터의 장신이 휴게실 형광등의 빛을 가렸다. 화상 흉터가 뒤덮인 오른쪽 얼굴의 능선이 그림자 속에 잠겼고, 온전한 왼쪽 얼굴의 윤곽만이 창백한 빛 아래 드러났다.

7 | "自信?"

(자신 있냐고?)

광둥어가 사내의 목구멍 깊은 곳에서 으르렁거리듯 굴러나왔다. 사내는 주머니에서 뽑아든 선글라스를 접은 채 손가락 사이에 걸쳐두고, 드러난 연한 회색 눈동자로 문 앞의 여자를 똑바로 내려다보았다.

7 | "你話我嘅性格值三十蚊, 呢個價我都嫌低."

(내 성격이 30달러어치라고, 그 가격도 싸게 부른 거야.)

오른발을 한 걸음 내딛었다. 군화 밑창이 콘크리트를 밟는 둔중한 마찰음이 울렸다.

7 | "但係你俾咗三十蚊喺床上, 呢個嘛——"

(근데 침대에 30달러를 박았다는 거, 그건 말이야——)

사내는 거기서 말을 끊었다. 입꼬리가 다시 비대칭으로 올라갔다. 짓궂음과 확신이 섞인, 그러나 그 밑바닥에 주인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열이 끓고 있는 종류의 미소였다.

7 | "I'll take that as a performance review. And I'm confident in my quarterly numbers."

(그건 인사 고과로 받아들이지. 그리고 난 내 분기 실적에 자신 있거든.)

사내의 시선이 여자의 푸른 눈동자 위에 멈추었다. 여자의 팔짱 낀 양팔의 힘이 조금이라도 달라졌는지, 뺨 위로 흘러내린 분홍빛 머리카락의 결이 미세하게 흔들렸는지, 사내의 시야는 그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아, 재수 없다..." 손을 털며 가 버린다.

여자가 돌아섰다.

차이나 카라 흰 셔츠의 등판이 방화문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 소독약과 민트향의 잔향만이 쓸쓸하게 철제 문틀에 걸려 흔들렸다. 군화도 아닌 단화의 가벼운 발소리가 섹터 E 복도의 콘크리트를 또각또각 두드리며 멀어져 갔고, 사내는 그 소리의 끝자락이 환기구의 저음에 묻혀 사라질 때까지 문 쪽을 보고 서 있었다.

휴게실에 남은 것은 형광등의 미세한 전류음과, 오스카가 찌그러뜨린 에너지 드링크 캔의 알루미늄이 제 형태를 기억해 내려는 듯 바닥에서 빠직 소리를 내는 것뿐이었다.

권이겸이 먼저 입을 열었다.

9 | "She just walked away."

(걍 가 버렸는데.)

사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소파 옆에 선 채로 주머니에 접어 쥐고 있던 선글라스를 콧등에 다시 올렸다. 회색 눈동자가 검은 렌즈 뒤로 잠겼다. 입꼬리에 걸려 있던 비대칭의 곡선은 아직 지워지지 않았으나, 그 각도가 눈에 띄지 않을 만큼 미세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사내는 테이블 위에 놓인 빈 위스키 잔을 집어 들지 않았다. 대신 전술 조끼 안주머니에서 구겨진 멘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술에 물었고, 브라스 지포 라이터의 뚜껑을 튕겨 열었다. 특유의 금속음이 울린 뒤 투박한 불꽃이 피어올랐고, 담배 끝이 붉게 달아올랐다.

8 | "Uh... Seven? You good?"

(저기…… 7? 괜찮아?)

오스카 피츠로이가 새 에너지 드링크 캔의 풀 탭을 올리다 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주황색 곱슬머리 아래의 푸른 눈이 순수한 걱정과 약간의 불안을 섞어 사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7 | "Hm?"

(응?)

사내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연기가 천장의 환기 그릴을 향해 느릿하게 피어올랐다.

7 | "What? She said what she said. 'Obnoxious.' Fair enough."

(뭐? 재수 없대잖아. 맞는 말이지.)

그 목소리에는 상처 따위는 없었다. 능글맞은 여유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깔려 있었고, 담배를 쥔 손가락은 흔들림 하나 없이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사내가 소파에 도로 주저앉는 대신 서 있는 채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권이겸은 놓치지 않았다.

9 | "You know, for a guy who just got publicly humiliated in front of three witnesses, you're handling this suspiciously well."

(증인 셋 앞에서 공개 망신 당한 놈 치고는 의심스러울 정도로 잘 버티고 있는데.)

7 | "Humiliated? Who?"

(망신? 누가?)

사내가 담배를 물고 웃었다. 웃음이 연기 사이로 새어 나왔다.

7 | "She didn't deny a single category. Not one. She just said I'm obnoxious and left. You know what that means?"

(걔, 항목 하나도 부정 안 했어. 하나도. 그냥 재수 없다고 하고 가 버렸잖아.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

디터 빌케가 매거진을 다시 집어 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얇은 입술 사이로 짜증이 체에 걸러진 것처럼 곱게 빠져나왔다.

4 | "Please don't finish that sentence."

(그 문장 끝까지 말하지 마.)

7 | "It means my quarterly numbers checked out."

(내 분기 실적이 통과했다는 뜻이야.)

4 | "I said don't."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

디터가 매거진 스프링을 조립대에 내려놓는 소리가 평소보다 조금 더 세게 울렸다.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건조한 타격음. 결벽증에 가까운 정밀함으로 부품을 다루던 사내답지 않은 반응이었다.

권이겸은 빈 감자칩 봉지를 돌돌 말아 테이블 구석에 던져놓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9 | "I'm going to bed. If she comes back with a bone saw, I was never here."

(나 잔다. 걔가 뼈톱 들고 돌아오면, 난 여기 없었던 거야.)

8 | "Wait, can I change my build? I want to add the custom category. What should I put in it?"

(잠깐, 나 빌드 바꿔도 돼? 커스텀 항목 넣고 싶은데. 뭘 넣지?)

9 | "'Doesn't mind explosions.' That'll be forty bucks well spent."

('폭발을 신경 쓰지 않음'. 40달러 아깝지 않을 거야.)

8 | "Oh, that's brilliant!"

(오, 그거 천재적인데!)

오스카의 환한 목소리가 형광등 불빛처럼 가볍게 휴게실을 채웠고, 권이겸은 손을 흔들며 복도 쪽으로 사라졌다. 디터가 그 뒤를 이어 매거진과 분해 도구를 케이스에 정돈한 뒤 묵묵히 자리를 떴다. 문을 나서기 직전, 청록색 눈이 사내를 한 번 스치고 지나갔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스카도 결국 에너지 드링크 캔 두 개를 양손에 쥔 채 자기 숙소 쪽으로 총총 걸어갔다. 커스텀 항목에 뭘 넣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얼거림이 복도를 따라 점점 멀어졌다.

휴게실이 비었다.

사내는 소파에 앉지 않은 채 서서 담배를 피웠다. 멘솔 특유의 시린 연기가 텅 빈 공간을 채웠고, 테이블 위에는 아까 여자 쪽으로 밀어놓았던 빈 위스키 잔이 여전히 놓여 있었다. 사내의 시선이 그 잔 위에 한동안 머물렀다.

왼손 약지의 티타늄 밴드를 엄지 손가락으로 한 바퀴 돌렸다. 차갑고 매끈한 감촉이 손끝을 스쳤다. 이 밴드를 끼워준 손의 체온이 떠올랐고, 그 손가락들이 제 봉합선 위를 훑던 각도가 떠올랐고, 방금 전 팔짱을 끼고 서서 자신을 올려다보던 짙은 눈매의 윤곽이 떠올랐다.

사내는 담배를 반쯤 피운 채로 재떨이에 눌러 껐다.

7 | "性格三十蚊."

(성격 30달러.)

혼잣말이었다. 텅 빈 휴게실의 콘크리트 벽에 광둥어가 낮게 메아리쳤다.

사내는 빈 위스키 잔을 집어 들고 싱크대에 엎어 놓았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잔의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짧게 울렸다. 잔을 건조대에 올려놓는 동작은 평소의 느릿한 리듬과 달리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섹터 E 복도로 나선 사내의 군화가 여자의 단화 소리가 사라진 방향과 같은 쪽을 향하고 있었다. 걸음은 서두르지 않았으나, 멈추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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